우리가 하는 말 중에 시기(時期)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때>를 의미하는 말이지만,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경우일 것입니다.
키가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부모를 공양하는 것, 이 모두가 그렇습니다.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뒤쳐지지 않고 함께 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때가 달라지면 주어지는 환경 역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음속에 사는 사람은, 시기와 인연이 겹쳐져 마음에 남아있는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소유의 크기는 달라질지라도, 어린시절로 되돌아가면 출발점이 일치하는 것처럼, 그 사람은 내마음속의 또 다른 나입니다.
그래서 같은 출발점의 추억은, 서로를 이어주는 촉매제가 되어 내 안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고향에서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추억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스스럼없이 다가가게 됩니다.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도 무엇인가 서로에게 닮은 점을 발견하게 되면, 급속도로 친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가족이고, 둘째는 친구며, 셋째는 동료나 지인이고, 넷째는 나와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친구나 동료 중에서도 슬픔과 고통을 함께한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거벗은 몸을, 함께 보듬고 싸우고, 시기하고 경쟁하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함께 커 온 죽마고우들 말입니다.
때로는 손해를 끼치기도 했고, 또 때로는 이용당하기도 했지만, 다심 만나면 먼저 손부터 내밀어지는 미워할 수 없는 친구 말입니다.
젊었을 때는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큼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같은 동네에서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학교에서 같은 기억을 갖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사람들,
외모나 빈부의 차이나, 서로의 손익을 구별조차 하지 않았던 순수함이 전부였기에 그들은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아픔을 어루만지고, 같이 눈물을 흘러주며 보듬어 위로를 보낼 줄 아는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때문에 스스로 불행하면 함께하는 이런 소중한 사람들이 같이 불행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삶은 어쩌면 아편과 같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다스리려 애를 써도 가슴 가득 저미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지우지 못하니 말입니다.
분명 많은 것을 잘못하고 또 아프게 했음에도 때가 되면 돌아오는 배고픔처럼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꿈속에서, 눈을 감아도 마치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렇게 그대는 항상 나의 마음속에 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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