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정상의 즐거움

소우(小愚) 2010. 9. 29. 10:56

 

 

 

 

 

◈ 정상의 즐거움

 

상원아, 호유야.

너희들은 포기하면 안 돼.               

산을 오른다는 건 어쩌면 정상에 서는 즐거움 때문인지도 몰라.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숨이 차올라도 한걸음씩 올라가는 가운데 인내를 배우는 거야.              

스스로의 힘으로 걷지 않으면 결코 어느 누구도 너를 정상에 서게 하거나 내려가게 할 수 없어.

 

뜻하지 않게 집안의 상사(喪事)가 있어,

예정되었던 설악산 울산바위 가족등반이 늦어져 버렸다.

그래서 조금 서둘러 산을 오르다보니 해발 700m 이상의 산을 오른 경험이 일천한 아이들에게는,

조금 힘에 부치나 보다.

 

연신 땀을 닦으며,

“왜 산을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진정 주고 싶은 것은 경험이다.

가족과 함께하면서 서로 이끌고 도와주면서 정상에 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어린시절의 경험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때문에 좋은 경험이 많아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직 모든 면에서 미숙한 아이들이기에,

가능하면 좋은 경험을 채워줘야 하는 것 역시 부모의 몫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등산의 경험은,

아이들에게 보다 유익한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선택 중 하나 일 것이다.

왜냐하면 등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을 뿐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길과 편안한 길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등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 중 하나는,

대화와 나눔의 의미를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험하고 어려운 길을 갈 때는 서로 손을 맞잡고 당기고 밀어주는 도움의 손길을 나누게 된다.

 

또한 좁고 가파른 등산로에서는,

서로 비켜주는 양보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고,

서로 지나치면서 가볍게 안부와 인사의 말을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등산을 오르는 내내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대화를 통해 아이의 관심사나 생각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막연한 얻은 지식은,

몸으로 체득한 것에 비해 그 감동이 적다.

내 몸으로 겪고, 내 눈으로 보고, 내 발로 걸어서 경험한 기억은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장소에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 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록,

보잘 것 없는 작은 경험일지라도,

체험은 인연이 닿아야 가능한 소중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이 더해져서 쌓여야 남들보다,

더 큰 눈으로 세상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낙 서 장 > 삶의 낙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주년 결혼기념일  (0) 2010.10.16
노래방은 삶의 여과지와 같다.  (0) 2010.10.11
어린 날의 추억  (0) 2010.09.20
요즘 나는...  (0) 2010.09.04
살아야 하기에 그저 살 뿐이라고...  (0) 201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