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장속의 사랑
낡고 해진 일기장에는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닮은
하얀 교복을 입은 가냘픈 계집아이가 있다.
붉은 꽃 잎 한 장 뜯어 손바닥에 올려
하얀 교복 위 마음보다 더 붉은 꽃물 물들이면
꽁지 빠지게 도망가 버린 나의 마음 속 작은 사랑이여
주저 앉아 눈물 흘리던 까무잡잡했던 얼굴조차
사라지지 않는 그리움이 되어버린
계집아이의 수줍은 웃음소리가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단발머리 계집아이와 까까머리 남자아이의
빛바랜 일기장 속의 사랑은
황토먼지 날리던 신작로에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