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미련

소우(小愚) 2009. 3. 4. 08:24

 

 

 

자기가,

경험하고 지나온 순간들을,

아무런 미련 없이 깨끗하게 잊을 수 있을까?

이가 들수록 지난 시절이 그리워지고, 

다시 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든다.

 

무슨 특별하게,
다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도 아니지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꼭 자신의 희망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여한을 남겨놓으면 여한 때문에 미련이 남아 언젠가 다시 그 일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현재 자기가 있는 자리에 따라 마음이 달라진다.

 

흔히 어린시절에는,

하얀 콧물이 마를 사이 없이, 

얼굴 여기저기에 허옇게 묻어있고,

잘 씻지 않아 꼬지지한 얼굴에 가난을 등짐지고 살던 친구가 어른이 된 후,

자수성가해서 마치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행세하는 친구를 만나면,

함께 그 시절을 보냈던 친구로서 왠지 쓴웃음만 나온다.

 

과거는,

결코 잊혀질지언정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친구에게는, 

현재의 자신의 능력이나 부(富)를 자랑해서는 안 된다.

 

능력이 모자라서,

사람을 떠나야 할 때는 특히 그렇다.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돈과 직장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란 상투적인 말은 하지 말자.

돈으로 인해 좌절을 맛본 사람은 그것이 전부였으니까 말이다. 

 

이미,

내가 경험하고 지나온 것들이지만 ,

그 때는 능력이 모자라거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서,

혹은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한 일이지만, 지금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되돌아 다시 살 수 있다면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 안 할 것 같지만,

정해진 숙명과도 같이 사람에게는 항상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젊은 날 자신이 기대했던 모습과 같이 만족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아내는?  남편은?  그리고 지금의 생활은?

아마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현실이란 벽에 부딪쳐가면서,

조금 조금씩 꿈을 잃어버리고 산다.

그리고 자신이 잃어버린 그 꿈을 아이라는 수단을 통해 실현하고 싶어, 

자신이 가진 능력이나 환경을 아예 무시하고,

아이들 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분명 내게도,

남들이 못 가진 재능이 있었는데, 

언제 그런 재능이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스스로가 불행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주변에 있는 이웃이나 지인들과의 비교에 의해서이다.

 

미련은,

그 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가난하거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당시는 할 수 있었음에도,

몰라서 못한 것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다.

 

그리고,

항상 마음속에 무엇인가를 채울,

빈자리가 남아 있고,

현재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자리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미련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공허한 마음과 정(情)의 빈곤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미련을 없애기 위해서는 사람사이의 情을 돈돈하게 유지하고,

현재의 삶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야,

비로소 주어진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길이다.

 

비가 새고,

바람이 스미는 누옥(陋屋)일지라도,

서로 헐뜯거나 탐하지 않고 오순도순 서로 기대고 살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어려움을 피해가면 항상 그 자리다. 

어러움이 닥치면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강한 사람이다. 

미련이란 항상 마음의 작은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과도 같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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