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사진집

2013년, 충북보은 속리산 등산(1)

소우(小愚) 2013. 10. 25. 12:39

 

 

 

 

 

   ▶▷▷ 2013년, 속리산 단풍길 (매표소-법주사-세심정)

 

    속리산 단풍길은 법주사탐방지원센터에서 세심정까지 약 3.7km에 이른다.

    법주사까지는 약 1km, 세심정까지는 약 3.7km로 다소 먼듯하지만,

    단풍을 즐기며 걷노라면 그리 먼 거리는 아닐 것이다.

    산행 도중 만나게 되는 단풍도 즐겁지만 이렇게 다양한 색이 조화를 이룬 길을 걸을 수 있음은,

    누군가가 내게 준 행운의 선물과도 같다.

 

 

 

 

 

 

    호젓한 숲길을 걸을 때 들려오는 낙엽이 발길에 부서지는 느낌이나,

    들길을 따라 하얗게 무리지어 하늘거리는 억새도 좋지만,

    이렇게 우거진 단풍 길을 걷노라면 왠지 마음이 푸근해진다.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처럼 결실의 느낌을 가짐은 나만의 착각일까?

    이처럼 세상 만물 중 단풍이 지지 않는 것은 없다.

 

 

 

 

 

 

    단풍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황혼이며,

    대자연에 있어서는 하루 중 저녁노을과 마찬가지다.

    심지어 우리가 상록수라 일컫는 소나무조차 노란 단풍이 진다.

    단풍은 단지 단풍나무만 단풍이 드는 것이 아니라,

    붉은 색 단풍의 불나무, 옻나무, 산딸기나무, 갈색단풍이 고운 참나무, 

    노란 색의 생강나무 싸리나무는 저마다 고운 자태를 자랑하길레, 가을 산을 천자만홍이라 부르는 것일 게다.

 

 

 

 

 

 

 

    단풍은 저 홀로도 곱지만,

    단풍이 물든 모든 나무가 산을 통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아름답지 않나 싶다.

    어쩌면 단풍은 그 곱고 아름다움을 표출하기 위해 죽음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백발이 늙음을 상징하듯 절정은 언제나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잠시 속리산 단풍 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사색에 잠겨봄도 그리 손해는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