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도언이 쓴 <전등록>에 나오는 이 말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관계다.
이처럼 우린 살아가는 와중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읽고 따라와 주기를 간절하게 바랄 때가 있다.\
특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나,
잘못을 범하였을 경우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이해해줬음 하고 기대하게 된다.
분명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아는데도 굳이 그 사실을 들춰,
상처를 더하는 것은 너무 아프다.
이런 일은,
항상 쌍방이 서로를 배려해야지,
자신은 괜찮고 다른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굳이 말하지 않음은 속이는 것과는 다르다.
속이는 것은 바로 내가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지만,
말하지 않음은 믿음과 신뢰의 감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부부나 연인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서로 경험한 사실에 입각하여 하는 행동인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바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것이다.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헤아리는 것이다.
때로는 말을 안 해도 더할 나위 없이,
믿음을 얻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처신일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음은,
말로서는 제대로 그 뜻을 표현할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판단을 상대방의 몫으로 넘기는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유부단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마음이란 것은 명확하게 <이것은 이것이다. 저것은 저것이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항상 마음이란 놈이 개입되는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막론하고 난처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침묵이 금>이란 말처럼,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도 많다.
명확한 결말 없이 횡설수설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게 되면,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아마,
일생을 함께하는 사람끼리,
서로 믿지 못하고 사사건건 말이 필요하다면,
그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을 것이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눈빛으로 마음으로,
미리미리 헤아려 행동하면 얼마나 이쁠까?
그러지 못하면, 왠지 함께 있는 것이 짜증스럽고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알아서 척척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아마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마음 씀씀이가,
고운 사람이 누구에게나 환영받음은,
자명한 것처럼 눈치코치가 있어야지,
일일이 시키고 가르쳐야 한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차라리 고통일 것이다.
이 세상에 가장 슬픈 건,
함께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일 게다.
기쁘나 슬프나 함께 웃고 울어줄 사람이 있어야,
감정이란 것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주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음은,
너무나 큰 행복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은,
그만큼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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