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억/산행 및 여행

2024년, 영동 천태산-영국사은행나무

소우(小愚) 2024. 11. 21. 01:10

 

 

◆◇ 천태산-영국사은행나무(06:40~12:10)

 

해발 714.3m 천태산은,

충북영동과 충남금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천태산하면 등산객들에게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암벽일 것이다.

특히 우회하지 않고 75m의 직벽을 온몸으로 오르는 맛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천태산만이 매력이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아도 거친 바위를 타는 스릴감도 좋다.

 

내게 있어 천태산은,

꼭 오르고 싶은 100대 명산 중의 한 곳이다.

산행은 ABCD 4개가 있으나, 대부분 A코스로 등산하여 D코스로 하산한다.

아기자기하고 웅장한 바위와 수많은 나무가 조화를 이뤄 빚어낸 경치와,

암벽을 오를 때마다 마주치는 소나무와 산줄기가 하도 아름다워,

충북의 설악이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로 산행의 맛이 좋다.

 

아침 640분에,

천태산주차장에 도착했다.

나는 산행을 하면서 풍경사진을 많이 찍는다.

그래서 등산객들이 많지 않은 새벽산행을 선호하지만,

오늘은 천태산의 암벽의 위험성과 선명함을 고려하여 조금 늦게 오르려 한다.

 

주차장 차안에서,

아침을 먹고 등산준비를 한 후,

날이 밝아오기를 기다려 아침 715분 등산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그 너른 주차장에 내 차만 덩그라니 자리한 것으로 짐작컨데,

오늘 수능을 치르는 날이라 아마 나홀로 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 등산코스는,

주차장(07:15)-삼신할멈바위-삼단폭포-일주문-영국사은행나무-

A코스(08:04)-75m 암벽구간(08:41)-위험우회구간(08:50)-오르막테크계단(09:08)-

능선갈림길-정상(A코스,2, 09:41)-헬기장-C코스갈림길-남고개(1.8, 10:45)-

영국사(0.9, 11:01)-망탑봉(11:37)-진주폭포-주차장(1.2, 12:10)이다.

 

이정표가 명확치 않아,

A~D코스의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지만, 대략 8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암벽은 로프가 있으면 로프로, 없으면 우회로로 올랐다.

그리고 암벽을 오르며 암릉미와 경치를 즐겼기에,

거리나 시간적인 의미도 없는 것 같다.

 

주차장에서부터 천태산계곡이다.

단풍이 떨어진 계곡에는 쭈글쭈글한 주름의 삼신할멈바위와

기암절벽과 송림이 조화를 이룬 삼단폭포와 일주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그 산 위 망탑봉에는 삼층석탑과 고래 두 마리가 헤엄치는 듯한 상어흔들바위,

그리고 그 아래 계곡으로 진주폭포가 흐르는 하산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 두 길은 일주문에서 만난다.

급경사 테크계단 위 일주문을 지나 우측으로 돌아가자,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우뚝 솟아있다.

너무나 진노랑으로 물들어 영국사와 천태산조차 노란색으로 보일 정도다.

은행나무는 수령 약 1000, 높이 31m, 둘레 11m의 천연기념물이다.

 

첫째가지는 2m 정도에서 갈라졌으며,

서쪽으로 퍼진 가지 중의 1개는 밑으로 자라서 땅에 닿았다.

땅에 닿은 가지 끝에서 뿌리와 새순이 자란 것은, 높이 3m, 둘레 20에 달한다.

이 은행나무의 수령은 영국사의 창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단풍도 이 계절에 반드시 봐야 할 풍경이다.

 

은행나무에서,

우측은 A코스, 좌측은 D코스이다.

좌측 영국사는 하산할 때 보기로 하고 A코스 방향으로 진행했다.

A코스 입구에서 송림이 우거진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암벽이 보인다.

좌측으로 우회로가 보이지만 암벽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고민없이 직벽으로 향했다.

로프와 바위틈, 그리고 나무뿌리를 붙잡고 올라서면 또다시 암벽이 나타난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무릉도원이다,

암벽 아래도 산봉우리들이 천태산을 둘러쌓고, 그 봉우리 아래 계곡이 천자만홍이다.

그 순간 암벽을 오르느라 긴장했던 마음과 몸이 한순간에 씻겨진 기분이다.

매 순간 아찔한 그 스릴감과 짜릿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느낌이 바로 산을 찾는 매력이다.

 

암벽구간을 지나자 숲길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또다시 암벽이 보인다.

이곳 위험구간은 등산로공사중인지 로프가 사라져 할 수 없이 우회했다.

우측으로 잠시 우회하면 로프와 바위틈, 나무뿌리를 붙잡고 오르는 암벽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세월에 깎여진 동글동글한 기암들과 분재한듯한 소나무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공사중인 테크계단을 지나고,

오돌톨하고 삐쭉빼족한 암벽구간을 지나면,

좌측은 C,D코스이고 우측은 정상으로 가는 능선갈림길이다.

가파른 숲길을 0..2올라가면 돌탑이 쌓여진 곳 좌측 바위에 정성석이 있다.

정상 서쪽으로 서대산이, 남쪽으로는 성주산과 그 너머 덕유산이 보인다.

 

셀카로 인증사진을 준비하는데,

젊은 여성 한 분이 올라오셔서 인증사진을 찍어주셨다.

감사를 표하고 갈림길로 돌아와 남고개가 있는 D코스 방향으로 향했다.

잠시 숲길을 걷다가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비탈길을 내려서면 헬기장이 나온다.

이내 C코스 갈림길이 나오지만 C코스는 폐쇠되어 갈 수 없다.

 

남고개로 가는 길 역시 험란하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워낙 급경사라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능선 곳곳에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바위가 있어 힘들지 않다.

단풍이 물든 능선 좌우의 풍경은 마치 무릉도원을 걷는 듯하다.

푸른 가을하늘의 구름 역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급경사구간을 지나면,

전망석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부터 좌로 내려가야 한다.

전망석에서 10여분 내려가면 남고개이고,

이곳에서 계곡을 가로짓는 숲길을 따라 40여분 가면 영국사이다.

 

천태산영국사는,

신라 문무왕 8년 원각대사가 창건하였고,

그 후 효소왕이 육궁백관을 인솔하고 피난했다는 옥새봉과 육조골이 있고,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라 한 것을 공민왕이,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써 홍건적의 난을 극복하여,

영국사라 개칭하였다고 전해진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으며,

중요 문화유산으로는 1971년 보물로 지정된 영동 영국사 삼층석탑,

영국사 원각국사비,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영국사 승탑 등이 전해진다.

이 밖에도 천연기념물인 영국사 은행나무와,

높이 3.5m의 석성지가 남아 있다.

 

영국사에서 내려와,

일주문에서 직진하면 망탑봉을 거쳐 하산할 수 있다.

영동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삼층석탑으로 보물 제535호이다

자연석 화강암을 기단으로 3층의 탑신을 올렸고, 1층 탑신에는,

네 면에 문짝 모양을 새겼고,

지붕돌의 받침 수는 1층만 5단이고 나머지는 3단이다.

 

망탑봉에는,

삼층석탑외에 상어흔들바위가 있다.

어찌보면 상어인 것도 같고 고래을 닮아있는 것도 같다.

마치 암석 위에서 물고기가 유영하는 듯하고,

흔들바위라 해서 힘껏 흔들어보지만 요지부동이다.

 

망탑봉아래 계곡에는,

진주폭포가 있지만 물줄기는 거의 흐르지 않는다.

내려오면 천태산계곡 등산로와 이어지고 잠시 내려가면 주차장이다.

모처럼 암벽과 암릉미가 뛰어난 산을 즐겨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공사를 한다지만 곳곳이 훼손되어 아쉽다.

 

◆ 템플스테이 장소
◇ 송림 등난로
◇ 좌-우회로, 우-암벽길
◇ 75m직벽타기
◇ 암벽 위에서의 풍경
◇ 위험구간 우회로
◇ 보수중인 테크계단
◇ 정산갈림길
◆ 정상풍경
◇ 남고개가는 능선 길
◆ 헬기장
◆ C코스 갈림길
◆ C코스 하산 길
◇ D코스 조망바위
◇ D코스 조망바위
◆ C,D코스 영국사 합류점
◆ 극락보전
◆ 대웅전
◆ 영국사 삼층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