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국적인 대관령하늘길 소황병산 코스
◇ 일정 : 2021.02.17 09:20~16:10(약 20km, 6시간50분소요)
◇ 코스 : 차항2리 사파리농장(09:20) - 솔농장갈림길(09:30) - 한일농산갈림길(09:53) -
북바위(10:12) - 한일농산 삼양축산 경계지점 쉼터(10:29) - 가칭두꺼비바위(10:37) -
차항봉(10:47) - 삼정평언덕(10:52) - 삼정호,차항곡(11:07) -
소황병산 삼양2지구 갈림길(11:13 - 소황병산트레킹코스 시작점(11:17, 약 6.5km) -
소황병산(12:40, 3.6km) - 소황병산트레킹코스도착점(13:40, 약 4 Km) -
차항봉15:05) - 한일농산갈림길(15:44) - 차항2리 사파리농장(16:10)
오늘 등산예정인,
해발 1,430m 소황병산은 쉽게 갈 수 없는 산이다.
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선자령-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이지만,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해 진고개휴게소에서 노인봉으로 올라,
소금강갈림길에서 직진방향으로 내려와야하는데 출입금지이라,
산나물 채취나 알음알음 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등산이 금지된 코스이다.
다행히 오늘,
대관령면 하늘길 조성 탐사팀에서,
소황병산으로 간다기에 연차를 내고 참여하게 되었다.
게다가 겨울산행이라 무척이나 기대된다.
이 코스는,
혼자서는 쉽게 갈 수 없는 코스다.
대부분 삼양축산을 들머리로 하여 등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오늘은 신코스 탐사로 차항2리 사파리농장에서 소황병산을 돌아올 예정이다
이곳에서 관광사업을 하는,
팀장을 중심으로 한 탑사팀의 도움으로 갈 수 있었지만,
한일농산 능선에 올라서면 황병산과 소황병산이 눈앞에 있는 듯 보여도,
숲이 우거지면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한일농산 갈림길을 지나면,
초지 길 위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차들의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어제 내린 눈으로 채색된 은빛 설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선자령 풍경이 예고편이라면 이곳의 이국적인 풍경은 본편이라 할 수 있다.
풍차와 어우러진 높고 낮은 언덕,
구릉의 참나무 숲이 경계를 만든 백두대간 능선들의 그림자,
드넓게 펼쳐진 목초지와 그 목초지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물들이 만든 조화는,
한 폭의 수무화를 그려놓은 듯 너무나 아름답다.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개척단의 한과 아픔이 서린 삼정평과 삼정호,
그리고 초지 끝에 우뚝 솟은 소황병산,
소황병산 그 곳에서 건너다보이는 노인봉과 황병산,
나목의 참나무 숲 위로 눈이 내리면 피어날 설화의 꽃송이가 보이는 듯하다
한일농산을 지나,
삼양축산길에서 내려가면 삼정평이다.
삼정평은 제 2공화국시절 대관령지구 자활개척단이 머물던 곳이다.
이곳에는 수달과 철새들이 사는 작은 삼정호가 조성되어 있다.
삼정평은,
옛날 정승 3명이 유배된 곳이었는데,
당시 걸인, 깡패 등 사회부랑자들을 한데 모아 불모지를 개간하여,
농사를 짓고 자립할 수 있게 정부가 허가해준 곳이었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축산정책에 따라 이들 화전민을 모두 내 보내고 그 곳에,
삼양식품과 한일농산에서 목장과 초지지대로 조성했다.
소황병산은,
그 경계에 있는 산이다.
오늘 산행은 무척 힘들다.
언덕마다 마주치는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이르는 강추위와,
세차게 불어오는 눈보라가 발길을 붙잡는다.
가지고 간 물과 음식들이 얼어 갈증을 해소하거나 먹을 수 없고,
쉬 곳이 없어 오로지 걸어야만 했다.
삼양축산에서,
예전 행사를 위해 조성한,
소황병산트레킹코스 우측 등산로를 지나서,
정상 마지막 오르막길에 만난 바람은 온 몸을 얼어붙게 하기에 충분했다.
눈물콧물조차 얼어붙은 듯 눈이 뻑뻑하고 손끝이 굳어진다.
소황병산 정상에 이르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거세다.
겨우 인증사진과 풍경 몇 컷을 찍고,
좌측 숲 아래로 몸을 피했지만 추위는 가시지 않는다.
하산 길은,
눈이 녹아 만든 빙판 길이라,
조심스럽게 내려오려니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삼정호 인근 초지를 베어 쌓아놓은 목초더미 옆에서,
빵과 라면으로 간신히 요기를 한 후,
되돌아 올라오는 오르막 눈길은 너무도 미끄럽고 힘겹다.
그러나 그것조차,
오늘 산행의 추억이고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아마 기회가 닿는다면 난 망설임없이 다시오고 싶다.
부디,
오늘 탐사를 한 이 코스가,
대관령하늘길로 인정받는 코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함께 한 탐사팀이 아닐지라도,
고향의 발전을 위해 늘 애쓰시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오늘 간 곳뿐만 아니라,
옛 마을 사람들이 다녔던 길을 탐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늘 같은 이런 관심들이 모여 등산동호인들에게 ,
각광받는 등산로가 탄생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