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그리고.......
◆◆ 인연, 그리고.......
늙어갈수록,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함께 뛰놀던 동심의 친구도 그립고,
작고하신 아버지의 근엄한 모습도 그립습니다.
고향 집에 잠시 들릴 때마다,
언제 올 거냐고 손을 놓지 않던 어머니의 주름진 외로움이 눈물나게 합니다.
삶의 무게가 더해질수록 스쳐간 인연들이 왜 이리 소중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뒤돌아보는 시간이 많아 일까요? 아니면 외로워서일까요?
사실 요즘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듯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잃어버린 것이 없는데 허전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의욕이 생기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세월에 편승해가는 삶이 이어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오늘이란 언덕을 넘으면 왠지 행복하리라는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미래라는 그 꿈을 말입니다.
갈수록 내 마음은 가난해져 갑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 없다면 무슨 의미를 더하겠습니까?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그 누군가를 위하는,
그것으로 행복을 느끼기에 삶은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마 만나고 헤어지는 소중한 인연이 없다면 아마 우린 단 하루도 살지 못할 것입니다.
간절함은 사라진 자리마다 쓸쓸한 바람이 스며듭니다.
인연은 예기치 않는 곳에서 생깁니다.
인연은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맺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다 스쳐지나갔던 사람일지라도 그 만남이 지속되면 필연으로 이어집니다.
마치 자석처럼 서로를 향한 이끌림을 그 어느 외면할 수 있을까요?
선연이든 악연이든 오랜 세월 마음속 숙성을 거친 뒤에야,
그 인연의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인연을 탓하게 됨은,
늘 자신의 잣대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산술적인 이익보다는 그 사람을 통해 얻는 마음의 즐거움을 먼저 기억해야 합니다.
그동안 함께 했던 기억들을 망각하고,
도움만을 기대하는 인연은 서로의 행복이 되지 못합니다.
인연의 창고에는 항상 불행이란 물건도 보관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인연은 거절이 필요치 않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요리도,
자주 먹으면 질리듯이 인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인연은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한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서로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는 것입니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이삭처럼,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내 삶도 알찬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때로는 인연이 부딪쳐 만든 파열음으로 마음아파 슬퍼하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그 인연도 그립습니다.
오늘도 나의 부족함을 채워가려 합니다.
일이든 사랑이든 아니면 행복이든 포기하거나 중단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열심히 하다보면 헤쳐 나갈 방법이나 요령도 하나 둘 몸에 익숙해지겠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겨야 비로소,
미래라는 꿈에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것이 행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