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관령 송림을 걷다.
◇◇ 2019년, 대관령 송림을 걷다.
아침에 창문을 열자 하늘은 온통 뿌옇다.
미세먼지가 가득 찬 대관령산자락은 그저 희미한 형체만 보일뿐이다.
오랜만에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보면서 봄을 만끽하려던,
처음 계획했던 대관령일주는 그만둬야 할 듯싶다.
올해 산행이라곤,
2시간 정도 괘방산에 오른 것이 다인지라,
장시간산행은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아침이 지나자 다소 미세먼지가 가시는 듯해 가볍게 운동이나 하고 싶어 출발했다.
사실 대관령 산행은 다소 식상하다.
산 곳곳마다 거의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자주 다녔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자주 가기에 산행할 때마다 코스를 어떻게 정할까 고민하곤 한다.
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겨우내 얼었던 눈과 얼음이 녹아 흘러내리는 산골짜기일 것이다.
그래서 생각 끝에 대관령옛길 개울을 따라가다,
개울 우측 금강송전망대를 거쳐 치유의 숲을 걷기로 했다.
아직도 개울에는 겨우내 녹지 않는 얼음이 곳곳에 남아있다.
매년 이 때쯤 찾아오면 곳곳마다 크고 작은 폭포를 이뤄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렸는데,
지난 겨울동안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인지 수량이 줄어들어 물소리가 우렁차지 않아 다소 아쉽다.
그러나 어느새 매화가 꽃망울을 피우듯 양지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맑은 개울가에는 버들강아지가 유영하고 있다.
금강송전망대에 오르자 푸르른 대관령 산줄기 따라 솔향기가 그윽하다.
예쁘게 단장된 티크-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다 나도 모르게 울창한 금강소나무 숲으로 접어들었다.
7번 안내도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다 13번에서 좌측으로 티크-길을 따라 비스듬히 진행 후,
11번까지 지그재그 하산 길은 그야말로 다양한 수령의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아마 제대로 송림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