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간의 거리
◇◇ 서로의 차이를 알아야 진정으로 친해진다.
어릴 적만 해도,
사람을 사귀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으랴.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함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같은 환경에서 함께 성장했기에,
생각하는 방식이나 성격이나 닮아 서로 딱히 불편한 점을 몰랐었다.
추억도 같고 생활여건도 비슷비슷해,
어쩌다 생기는 다툼조차도 친분을 돈독하게 했다.
함께만 있어도 마냥 즐거웠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건,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늘 우선순위에 있던 사이가, 가족이란 책임져야할 사람이 생긴 뒤부터,
은연 중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굳이 사랑이라 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함께 삶을 같이 하는 사람으로써의 의무가 아닌가 싶다.
아끼고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될 나만의 가치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보다 더 소중하다.
어떤 사람은,
거친 말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아부의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말에 예의가 있어야 한다.
고개를 숙이고 존대 말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존중하라는 뜻이다.
심하게 다툴지라도,
가능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이나,
상대방을 비하하는 언행은 자제함이 옳을 것이다.
거친 말도 일종의 습관이다.
사람과의 거리를 알 필요가 있다.
좀 친해졌다 싶어 가까이 가면 오히려 상대방은 흠칫 놀라 거리를 벌린다.
또 반대로 좀더 친해지고 싶어 가까이 다가왔으면 싶은데,
도무지 다가오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쩌다 대화를 나누어도 겉돌기 십상이고,
함께 있으면서도 왠지 서로 어색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의 거리는 정성에 비례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다.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지, 소중한 사람인지 내 마음에 물어봐야 한다.
내 마음에 거리낌이 있다면 진정한 소중함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과의 거리나 차이 역시 내가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마음이 시키는 사람이라면 기꺼워해야 한다.
친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다.
억지로 숨기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사람은 본디 그렇게 생겨먹었다.
사람은 어떤 사람이 나의 생활 영역에 들어오면,
먼저 내편이라는 생각에 모든 것을 좋게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은,
본디 같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났더라도
그 모습과 생김새가 다른 법이다.
이처럼 서로의 차이를 알아야 진정으로 친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