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서울시립대학교 졸업식

소우(小愚) 2015. 2. 24. 20:00

       

    ◇◇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오늘 딸의 대학 졸업식이다.

    학위수여식(졸업식)이 열리는 서울시립대학에 가기 위해,

    강릉에서 첫차인 오전 6시 20분 고속버스를 타려 새벽같이 일어나 난리법석을 떨어야만 했다.

    축하 꽃다발과 어젯밤에 만든 밑반찬을 챙긴 후 콜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향했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강남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고 회기역에 도착해,

    딸의 자취방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었다.

 

 

 

 

    10시 30분에 학과에서 모인다고 해,

    졸업식전에 가족사진이나 찍을까 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학사를 상징하는 사각모와 옷을 수령하였으나 너무 이른 시간인지 너무 썰렁하다.

    졸업식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점차 졸업생들이 모여들었지만 졸업생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학위 수여자 모두들 학과 주변에서 친구들과 가족친지들과 어울려,

    서로를 축하하고 가념사진촬영하기에 여염이 없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틈새로,

    사진사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셀카봉이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에,

    사진사를 기념촬영을 권유하지만 모두들 소귀에 경 읽기다.

 

    친구들끼리 재미있는 포즈로,

    본인들이 만족해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연신 셔터 버튼을 누르고,

    가족친지 모두가 셀카봉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며 촬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여자 졸업생들은 서로 자신의 얼굴이 작고 예쁘게 나오게 하려고,

    셀카봉의 각도와 거리를 조절하느라 분주하다.  

 

 

 

 

    11시쯤 학과에 다녀온 딸의 품안에는 학위장 하나만 달랑 안겨있었다.

    졸업식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찍는 졸업앨범 사진도 사라진 지 오래인 듯하다.

    졸업앨범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취업난 탓에 졸업을 늦추는 추세인지라,

    추억을 같이 한 졸업하는 입학동기생들이 그리 많지 않고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풍경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넓은 강당에서 학생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학위식을 했었는데,

    학생들이 학과별로 모여 간단하게 해서인지 학위수여식이라는 느낌 조차 들지않는다.

    그래서인지 졸업생들조차 헤어짐에 대한 섭섭함이나 아쉬움도 없는 것 같다.

    내가 이 학교에 견학하러 왔나 싶기도 하다.

 

    대학졸업식을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라는 졸업식 노래가 대미를 장식하는 세련되고 거창한 졸업식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당신만의 착각일 것이다.

 

    학교가 크고 졸업생이 너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지방대학교를 졸업하던 시절과는 너무 천양지차라 어리벙벙하다.

    그때만 해도 식순에 따라 빡빡하게 진행되었던 것 같은데,

    오늘 이 곳 졸업생들은 수상자가 아니어서인지는 몰라도 학과에서 학위증을 수령한 채,

    식장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  

 

 

 

  

    아마 심각한 취업난으로,

    대부분 일자리를 찾지 못한 탓일 것이다.

    덕분에 졸업식에 간 우리가족은 마음껏 딸과 어울려,

    교정 이곳저곳에서 사진촬영에 몰두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오늘만은 진심으로 딸의 졸업식을 축하해주자고 마음먹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도 한 아름이다.

 

    그간 대학을 다니는 동안,

    내내 장학금을 받아 생각보다 그리 많은 돈이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안정된 직업을 찾는 것이 졸업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아니겠는가?

 

    부모의 입장으로,

    취업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도 하고 싶었지만,

    졸업하는 딸에게 부담을 줄까봐 생략하기로 했다.

    솔직히 딸이 전공한 시각디자인 분야 역시 워낙 전문분야라 참견하기에도 쉽지 않다.

 

    요즘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취업현실이고 보면 나의 딸만 탓할 일도 아닐 것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이었기에 자신의 앞가림은 스스로 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부디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갖기를 간잘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