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해서 뭐하려고?
◇◇◇ 다이어트 해서 뭐하려고? 생긴 대로 살아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3년도쯤인가 기억된다.
직장건강진단에서 성인병이라 할 수 있는 고혈압과 비만 위험판정을 받았었다.
그 때 그 순간 “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여유 있을 때마다 틈틈이 경포호수주변이나 해안가 소나무 숲 산책로를 찾아 열심히 걸어 다닌다.
그리고 주말이면 비가 오거나 경조사와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한 대부분은,
인근의 산을 찾아 산행을 즐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번 찐 살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소나기처럼 땀을 나는 여름날의 산행을 제외하고는 마음만치 살이 빠지지 않는다.
남들은 “지금이 딱 적당한데 뭘 그리 빼려고 고생고생 하냐?” 라고 말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는 알지 않는가?
남들이 아무리 괜찮다 말해도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그리고 조금만 피곤하거나 아파도 비만이 원인인 것 같은 기분을.
어쩌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라도 적게 할라치면 동료들로부터,
“그 나이에 쫄쫄 굶으며 뭐하려고 다이어트는? 생긴 대로 살아라.” 라는 놀림을 당한다.
그래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굳이 다이어트는 아닐지라도,
규칙적인 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벌어 논 돈도 없는데 건강마저 잃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면 그 어느 누가 날 보살펴주겠는가?
모든 일에 우선함이 바로 건강이어야 한다.
남자에게 있어 복부비만은 만병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내 경험에 비춰 살이 쪄 배가 나왔을 때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렸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좋은 날보다 피곤한 날이 더 많았으며, 매사에 소극적이고 가능하면 일도 피하고 싶어 했다.
매사에 의욕적이고 전력을 다해 부딪쳐도 경쟁으로부터 이겨나가기 힘든 게 세상인데,
그저 하루하루 편안하기만을 바랬다.
평소보다 조금만 살이 쪄도 행동이 둔해지고,
적은 량의 음식 섭취에도 숨이 가빠 와 씩씩거리게 된다.
그리고 움직이기 싫고 시도 때도 없이 먹을 것이 없나 눈을 돌리게 된다.
그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한심스러운데 남들 보기에는 오죽하겠는가?
결국 비만은 자신감상실로 이어져 사회생활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음이다.
자신조차 관리 못하는 미련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미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풍채가 있어야 중후하게 보인다지만,
건강해야 나이보다 젊게 보여 옷맵시도 나고 아름다움과 멋스러움도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신체조건에 맞게 살도 쪄야지,
작은 키에 배만 불룩 나와서야 중후함은 고사하고 놀림감만 될 뿐이다.
“여보 나 요즘 더 살찐 것 같지 않아.” 라고 물을라치면,
아내가 늘 “당신은 식사 후 이것저것 먹는 간식이 문제야.” 라고 핀잔을 주곤 한다.
이 모두 자취생이었던 학창시절 책을 읽으면서 밥을 먹던 식습관이 지금껏 고치지 못한 탓이다.
지금도 책을 읽든가 TV를 시청할 때면 어김없이 주전부리를 찾곤 한다.
담요 위에서 먹지 말라는 아내의 당부를 가볍게 무시하고 말이다.
이처럼 내게 있어 식탐이 가장 참기 힘든 일이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음식냄새만 나도 아예 환장할 정도다.
늙으면 피부도 거치러지고 골다공증처럼 뼈도 약해진다는데, 먹는 음식조차 가려야 한다니 참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금방이라도 아파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두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싸움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