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삶의 낙서들

시간 뒤에 남겨진 삶은 어딘지?

소우(小愚) 2013. 12. 7. 09:39

  

    몸이 바쁜 사람이,

    가장 능력이 많은 사람일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능력 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열심히 사는데 정작 자신의 삶에는 그리 보탬이 되지 못하는 삶 말이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경험이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만큼 어른들의 삶의 노하우가 아이들에게 그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어른은 단지 돈을 주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어쩌면 어른들이 완고해지는 것은 경험의 산물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수록 경험보다는,

    현재의 가치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사고의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어쩌다 한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까지 눈에 잘 보이지만,

    반면 그 좋아함이 지나쳐 눈을 가리게 되면 그 사람이외에 다른 사람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듯이 융통성을 잃기 쉽다.

 

    그래서 저 혼자,

    외로워지고 서글퍼지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생명표>에 의하면,

    무병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이가 남자는 65세 여자는 67세라고 한다.

    우리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 81.4세에 비해 거의 15년 이상을 병든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돈도 돈이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 저 혼자서는 자신의 병든 몸조차,

    추스를 수 없음을 반증하는 통계이다.

 

    그만큼 늙어갈수록,

    나와 다른 생각이나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일지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이외의 다른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그들 속에 섞여 살 수 없다.

 

    내게 힘과 능력이 있고 건강할 때는,

    함께하려고 애쓰지 않다가 병들고 아플 때 함께하자고 하면,

    아무리 가족이라도 흔쾌히 응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에 조금씩 다가가 생각과 가치를 소통할 수 있어야,

    서로가 필요로 할 때 곁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다.

 

 

 

 

    늙어갈수록 한곳에 머물러있어서는 안 된다.

    <늙으면 아침잠이 없다>라는 말은 그만큼 부지런해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도 몸도 마음도 젊었을 때보다 더 바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야 한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 것처럼,

    부지런하게 살면 몸에 병과 같은 나쁜 것들이 들어올 틈조차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나를 찾는 사람은 그리 없을지라도,

    찾아갈 사람이라도 많아야 마음이나 몸이나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껏 살아온 삶이 후회도 되고 미련도 남지만,

    다시 산다한 듯 그리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면 차라리 지금 조금 모자란 듯 사는 삶이 더 좋지 않을까?

    근래에 모임자리에 갔다가 일찍 돌아오는 나를 보면서,

    조금은 안쓰럽게 바라보는 아내의 눈길이 위로가 되기보다는 도리어 가슴 한쪽이 시리다.

    이미 비켜선 시간 뒤에 홀로 남아 허우적거리는 삶을 지탱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눈이 있어도 보려고 해야 보이고, 발이 있어도 걸으려 해야 걸을 수 있듯이,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욕심이란 놈은,

    몸과 마음의 성장보다 훨씬 더 빨리 자라나는 것 같다.

    늘 배 곯고 자랐던 어린시절만 해도,

    어찌 한번 마음껏 먹을 수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는데,

    이젠 더 좋은 옷을 입지 못해, 더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해,

    안달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