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친구
부부에게 있어,
이성친구는 금기사항 중 하나다.
아무리 시대상황이 바뀌었어도 이성친구를 인정할 부부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친구는 현실에서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항상 선을 넘지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우린 살면서,
수많은 이성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학연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그냥 스쳐지나가지만,
때때로 왠지 모르게 오래 이어지기도 하고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친구도 있다.
남자는 섹스를 위해 여자를 찾고, 여자는 사랑을 위해 남자를 찾는다.라는 말처럼,
성적 관심은 어쩌면 사랑이라는 인간관계의 출발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은,
왠지 부정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에,
은밀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모임일지라도 성적 농담이 없는 자리는 손가락을 곱을 정도로 드문 것도 현실이다.
거기에다 술이 한잔 들어가면 화제는 당연하듯이 이성이 될 수밖에 없다.
이성의 친구는,
일종의 간접적인 욕망의 배출구가 아닐까 싶다.
속으로는 아무리 아닌 척해도 자주 만나다보면 사적인 감정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성 간의 우정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성간의 스킨-십은 동성 간보다 분명 그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순간순간 느껴지는 그 얄궂은 느낌에,
왠지 당황스럽고 민망스러울 때도 있다.
이처럼 친구라 해도 이성간은, 우정 이면에 종종 성적 욕망 역시 함께 하는 것이다.
우정인 듯하면서 사랑이라 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묘한 느낌말이다.
남자는,
동물적인 본능이 존재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이성에게는 성적인 욕망 역시 따라가는 것이다.
아마 여자가 용인하면 성을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흔쾌히 무시할 수 있는 존재가 남자일 것이다.
그리고 웃기게도,
남자의 눈은 거의가 비슷비슷하다.
어쩌다 동창회에 가보면 내가 좋아했던 동창계집애를,
다른 친구 역시 좋아했음을 알게 된다.
나의 좋아하는 감정조차 이미 그 계집애의 선택이었음을 말이다.
살면서 이런 선택은 늘 이어져 왔다.
결혼을 하고 자식이 있어도 그 눈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친한 사람일수록 좋아하는 대상도 서로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성에 대한 갈등은, 먼 사람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에게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비록 이성이지만 친구라는 이름 때문인지,
아내나 남편보다 성적인 농담이나 고민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사적인 감정이나 고민을 편안하게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성친구일 것이다.
그러나 성적 욕망도,
지나치면 다같이 상처를 받는다.
그렇기에 우정이 사랑이 되지 않도록 항상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
평생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성 친구도,
어쩌다 성의 벽을 넘겨버리면 그 관계가 오히려 더 이상해진다.
우정이라 하기도 뭐하고 사랑이라 하기도 뭐한,
이상하고 묘한 관계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요즘,
애인 한명 없는 사람이 어디 사람이냐? 라고 농담 섞인 말도 하지만,
어쨌거나 성이 사랑의 의식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둘에게는 우정인지 몰라도,
그 둘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눈에는 불륜으로 비춰질 수 있음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보다는 우정이 더 좋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성적 욕망보다는,
외로움을 달래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외로움이란 놈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이나 부적응에서 오는 것이기에,
가족이 아닌 그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그 누군가가 바로,
어린시절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눠주시던 어머니 같은 존재다.
그래서 남자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동성이 아닌 이성의 친구를 더 선호하는지 모른다.
그것은 아마 왠지 모르게 가슴 설레이는,
그 은밀함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