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지.
인과(因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다는 의미이다.
원인은 어떤 사물이나 상태를 변화시키는 힘이요,
결과는 그 힘에 의해 만들어진 현상이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움직일 수 없는 식물과 같이,
주어진 여건에 순응하여 사는 것이 더 삶다운 삶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은 생각하고 그 생각을 어떻게든 현실화하려는 욕망이 인과의 씨앗이 되어,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살아도,
저렇게 살아도 그냥 삶인 것을,
주어진 운명대로 그냥 살지 왜 그리 힘들게 사는지 모르겠다.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은 항상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채우려는 욕심이 지나쳐,
정작 행복한 시간이나 감정을 잃어갈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만든 욕망이란 덫에 걸려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불행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모르면 지나칠 것을 앎으로써 겪어야하는 아픔도 많다.
이처럼 삶을 안다는 건 어쩌면 슬픈 일이다.
물론 몰라서 겪어야 하는 아픔도 있지만 앎으로써 겪는 아픔도 만만치 않다.
자주 만나는 사람일수록 화제도 풍부하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이나 오해도 많은 것처럼,
익숙함은 오히려 삶을 무력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남의 것은 늘 내 것에 비해 크고 많게 보이는 것처럼,
삶 역시 그냥 살고 싶어도 그 누군가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렇듯 삶은 분명 내가 주인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주인행세만 하기에는,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그래서 자신의 모자람이 슬프고 부족함이 슬프다.
분명 주변에는 나보다 부족한 사람도 많고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난 매일 위만 처다 보고 산다.
혹여 아래를 봐도 그것은 자조요 어쩔 수 없는 포기일 뿐 진심은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은 남과 비교하는 순간부터 고통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끝도 한도 없는 것이 욕망이란 괴물이기에 절제를 통해 그 괴물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스스로 원하든 원치 않았든 자신만의 색깔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흔히 가치관이니 인생관이니 하고 그 가치를 부여하지만,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이 지닌 개성이요 품성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들은,
그 사람만의 가치이지 모든 사람의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때로는 그 가치들이 스스로를 구속하는 굴레가 되어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그냥 사는 것조차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눈으로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움이나 편리함을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말이 좋아,
너무 위만 바라보지 말라고들 하지만,
욕망이란 놈은 아예 아래는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다.
하루하루를 끝없이 하나라도 더 채우기 위해,
남의 마음에는 대못을 대수롭지 않게 박으면서도 내 마음이 편리만 쫓게 된다.
더러는 남고 더러는 모자라도,
자신의 삶만 생각하고 살면 그럭저럭 세월에 묻혀감에도,
그것은 인정하고 넘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게 마음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라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으며 하루의 일상을 살아야 한다.
바라고 우너한느 것일랑조금만 줄이고 살자.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일랑 조금만 줄이고 살자.
그리고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즐겁기 위해 한다고 생각하자.
자신만의 생각에 집착하여 타인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배척하지 말고 그저 믿자.
그렇게 하루하루의 삶을 숙명으로 여기지 말고 하루하루 즐기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