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모순(矛盾)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참 우습다.
마 먹은 대로 항상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결과 역시 마음먹은 대로 나오는 법이 없다.
아마 그것은 사람은 생각이라는 게 있어서 그럴 거다.
마음은 시키는데,
몸은 따라가려하지 않고,
몸은 시키는데 마음은 가로막곤 한다.
때로는 그저 그냥 따라가도 좋으련만,
그럴라치면 도망쳐버리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나를 사랑해주기를 원하면서,
난 그러한 일방적인 사랑을 바라지 않고,
나는 죽도록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그 사람이 모른척하면 안달난다.
싫다면서 쫒아가고, 좋다면서 달아나고, 그렇게 쫒고 쫒기면서,
항상 서로의 접점을 잡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한다.
어지간하면 받아들여 함께 걸어가면 될 것을,
또 다른 결점이나 부족함을 찾아 걸고넘어지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
부정한 행위는 싫어하면서도 부정한 돈이라도 받길 원하고,
착한 척, 정의로운 척하면서도, 뒤로는 거짓과 이웃사촌처럼 지낸다.
어려웠던 지난날들을 원망하면서도,
세월이 흐르면 그 시절을 못 잊어 항상 마음에 담고 산다.
지나고 보면 자존심과 같은 그런 것은 거지발싸개만도 못한 것을,
그 놈을 붙잡고 있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별이 곁에 와 있었던 것이다.
속으로는 이익을 탐하면서,
곁으로는 지키지도 못한 말이나 늘어놓고 살았음을 어찌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러니 어찌 학창시절 강제적으로 정의로운 것만 주입받았던 나의 이성이 어찌 받아드리겠는가?
그리워하면서도 원망하고, 만나고 싶어 하면서도 만남을 두려워하는 이중성은,
어쩌면 내 마음의 모순일 것이다.
아무리 몸에 좋은 보약이라도 장복하면 몸에 해롭고,
아무리 좋아하던 음식도 자주 먹으면 입에 물리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삶은 싫고 좋음이, 행복과 불행이 적절하게 어울러져야 하는 것이다.
좋은 집에서 살면서도 자유로움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아내와 살면서도 첫사랑을 그리워한다.
돈은 벌고 싶으나 일하는 것은 싫어하고, 놀고는 싶어도 실업자가 됨은 거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두는 진실로 내 마음이 바라는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이젠 돈을 모우겠다는 욕심은 없다.
원한다고 해서 그리될 수 없음을 알기에,
그저 살아있는 동안 건강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자식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몸이 허락하는 한 일자리가 있었으면 싶다.
아무리 다양한 능력이 있다 한들,
그 능력도 나이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용처를 잃어 감을,
어찌 나에게만 예외가 인정되기를 바라겠는가?
그저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