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호기심은 욕망의 출발점이다.

소우(小愚) 2012. 5. 11. 10:23

 

 

 

  아이들을 키우면서,

  항상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세대차이다.

  그것을 잘 못 느낀다는 부모라면 늦둥이를 한 번 낳아보라 권하고 싶다.

  첫아이를 양육할 때와 나이 차이가 나는 늦둥이를 양육할 때가 어떻게 다른지 말이다.

 

  확신하건데,

  아마 몇 배는 더 힘이 들 것이다. 

  물론 그것 또한 양육의 즐거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세대차이로 인해 겪게 되는, 지식이나 정보뿐만아니라,

  문화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은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게 되는 것은,

  요즘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아이들을 한 번 데리고 인근 산이나 아니면 가까운 공원이라도 나가 보라.

  내 자식도 그렇지만 아마 거의 대다수의 아이들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핸드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가고 싶은 곳은 거의 대부분 놀이동산이지,

  조금만 힘이 든다 싶으면 가지 않으려 한다.

  여행만큼 좋은 경험이 없다고,

  부모가 아이들을 강제로 데리고 갈수는 없지 않는가?

 

  아무튼,

  여차여차해서 여행을 떠났다 해도,

  거기서도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

  아름다운 꽃을 봐도, 기기묘묘한 절경을 봐도,

  파란 하늘이나 갖가지 모양의 구름을 봐도 그저 무덤덤해 한다.

 

  오죽 답답해 데리고 다니며,

  이 꽃은 무슨 꽃이고, 몇 월에 어떤 색의 꽃을 피우고,

  열매는 어떻고 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해도,

  그것도 잠깐 뿐이고 이내 싫증낸 표정을 짓는다.

  뭔가 호기심이 있어야 그것에 대한 관심이라도 생길 터인데 말이다.

 

  그저 관심이 있는 건 놀이기구뿐이다.

  비싼 요금을 내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거우 한 번 탈 수 있는 것임에도,

  그런 기다림에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는다.

 

  언제부터 우리 아이들은,

  자연보다 기계문명 속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에, 오락게임에, 핸드폰에서 만들어지는,

  각종의 가공의 세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는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그것을 억압하는 부모라는 적과 싸우는 것이다.

 

  이 모두가,

  부모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판단한 결과일 뿐이다.

  물을 무서워하면 헤엄을 못하게 되는 것처럼,

  세상과 마주서지 않고는 그 세상에 속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세상과 마주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일깨워줘야 한다.

 

  호기심은,

  욕망의 출발점이다.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이 가야 몸도 가고,

  몸이 가야 원하는 것을 얻을 능력도 생기는 것임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지 않는가?

  그러므로 어쩌면 아이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