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사랑을 아는 순간 삶은 슬퍼진다.

소우(小愚) 2012. 3. 22. 13:41

  사랑을 하면 모두가 행복한 줄 알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위대한 사랑이라도 현실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고 온종일 계속 붙어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랑한다고 사랑의 밀어만 속삭일 수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사랑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사랑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사랑도 사람들 속에 있어야 그 사랑이 빛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기적입니다.

  그래서 같은 사랑이라도 나에 의한 사랑하기를 원합니다.

  공연히 다른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몸짓일지라도, 화를 내고 토라지는 등, 질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매일 듣는 사랑의 말일지라도 더 많이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더 오래도록 함께 있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아는 순간부터 사람은 그 사랑을 소유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아는 순간부터 삶은 슬퍼지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질수록 기쁨과 마찬가지로 슬픔도 함께 자라나는 것입니다.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 해도 아마 익숙함이나 실망감, 그리고 기대에 대한 부족함 등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하듯이 사랑 역시도 주변 환경에 민감하여, 때때로 다른 사랑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래 사귄 사랑일수록 그 사랑이 더 굳건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짝사랑이든 참사랑이든 사랑은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만나지 못해 슬프고, 서로의 마음을 몰라 슬프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 슬퍼합니다.

  때로는 함께하지 못해 슬프고, 의심하는 마음 때문에 슬프고, 질투 때문에 슬퍼합니다. 

  스스로 사랑을 재단하거나 평가하려는 자신의 유아적 소유욕 때문에 슬퍼합니다.

  사랑 역시도 삶의 일부임에도 전부인양 여기는 나의 착각 때문에 슬퍼합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내 곁에 두고 싶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매일 나만 바라보기를 원하며, 나로 인해 즐거워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것이 간섭임을 알면서도, 내 곁에 없으면 떠나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에 스스로를 가만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권력에 약하고,

  돈과 아름다움이란 유혹에 약하듯이,

  한번 빠진 사랑이란 그물은 헐거워져도 쉽게 벗어던지지 못하는지 모릅니다.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해 슬프고, 가까이 있지 못해 슬프고, 더 해주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에 슬퍼합니다.

 

  수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하고, 수천 번을 울어야 합니다.

  헤아릴 수없이 이별을 떠올려야하고,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을 느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삶이나 행복도 함께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사랑을 할 때에는, 그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져, 평생 동안 변함없이 그 사랑만을 지켜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에 쫓겨 사랑보다 삶이 앞서 걸어가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의 사랑은 점점 슬픔으로 변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