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배신
◆ 믿음과 배신은 일방적인 생각이다.
매일 내 몸은,
삶을 이겨내느라 삐걱대고 있다.
눈은 침침해져가고, 이는 썩고 문드러져 더 이상 제구실을 못한다.
나이 살이 찐 몸은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몸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뼈 부닥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젊은 날에는 그렇게 소화를 잘 시키던 몸속 내장기관도 힘에 겨워,
자주 언치거나 과부하가 걸려 나를 힘들게 한다.
어떤 날은 일에 시달리고,
어떤 날은 돈에 시달리고,
또 어떤 날에는 사람에 시달린다.
하지만 요즘 가장 나를 힘겹게 하는 것은,
바로 믿었던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슬픔 일 중 하나는 믿었던 사람의 배신일 것이다.
항상 <내 편>일거라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정말 사람을 미칠 만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타의에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배신인 경우도 있을 것이나,
거의 모든 배신은 이익을 탐해서라는데 그 원인이 있다.
그동안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진,
정(情)이란 큰 산이 무너졌기에 더 슬픈지 모른다.
때로는 믿음이란 너무 일방적인 마음의 장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배신의 상처 역시 일방적이다.
배신의 원인은 나 아니면 타인이다.
또 내게는 배신이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배신이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때는 분명 배신을 당한 것은 나인데도 불구하고,
한마디 원망의 말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쉽게도,
요즘의 인간관계는,
공생보다는 이익이 우선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저 아는 사람이지 오랜 친분을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린 그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사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사실 기분이 좋으면 어떻고 안 좋으면 어떨 것인가?
기분에 따라 처리할 일이라면 이미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지 않는가?
어쩌면 믿음에 대한 배신 역시 기분 탓은 아닐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인지상정이라지만 인간관계에서는 그럴 수 없지 않는가?
지난 날,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아름답고 즐거웠던 추억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알 수 없는 씁쓸함과 텅 빈 가슴의 허전함이다.
물론 아무리 서로를 믿는다 해도,
그 관계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군들 모를까?
하지만 정을 주고받았던 사이라면 최고한 인위적인 이별보다는,
자연스러운 이별이 더 현명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걸 판단한다면 맘에 꽉 차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존재라지만,
사람을 단지 이해관계로 치부하는 것은 정영 옳지 못한 일이 아닐까 싶다.
예로부터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 했다.
스스로 우월하고 특별하다는 망상을 벗고 먼저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할 때,
스스로 빛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믿음이나 배신이나,
어쩌면 일방적인 생각이요, 혼자만의 착각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믿음이든 배신이든 저 혽 ㅏ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생각하기 나름이란 말도 있듯이,
이왕 겪게된 상황이라면 역지사지라는 말처럼그저 이해하고 용서하자.
홀로 아파해봐야,
제 가슴에옹이를 박는 일,
자연히 치유될 때까지 내버려두자.
믿는 사람은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행복하다 느낄 것이고,
배신한 자는 이 세상을 다 가져도 불행하다 느낄 것이다.
이해하고 용서하고 더불어 살려는 마음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