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小愚) 2009. 8. 10. 11:25

 

 

▽여로(旅路)

 

 

 

 무엇을 나누고

 무엇을 가슴에 안고 살 것인가?

 

 하루하루가 모여 나이가 쌓여가듯

 애써 후회라는 말을 가슴에 묻어두고 살면서

 인연을 가꾸지 못하고 상처만 입히고 산다.

 

 돌아서서 되돌아가지도 못할 것을

 지나버린 것들을 버리지 못한 채

 가슴속으로 삼켜 응어리를 키우고 있다.

 

 이래도 저래도 내가 저질러 놓은 상처인데

 남의 탓으로 돌려놓고 홀로 아파서

 끝내 베개가의 눈물이 되고 만다.

 

 해야 할 일과 책임져야 할 것들은 많아지고

 눈에 비쳐지는 일상들은 희망을 잃어버린 채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겨둬야 한다.

 

 백 사람에게는 백 가지의 사연으로 삶을 꿈꾸지만

 가난한 자는 가야 할 목적지조차 정하지 못해

 무거운 등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

 

 다가오는 세월이 주는 외로움이 무서워

 잠시라도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딱히 마음 둘 곳이 없다.

 

 그렇다.

 이제는 무엇을 탓하기에 늦어버린 나이지만

 철없는 아이처럼 어머니의 품속이 한없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