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 서 장/순 수

사랑한다는 것은(1)

소우(小愚) 2009. 8. 3. 13:47

 

   사랑하는 남녀 관계는 서로 죽이고 싶어 하는 관계다.

   너무 좋아서 죽고 너무 미워서 죽는다.

   좋아하는 것만으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말은 함부로 해서도 안 되고 쉽게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사랑은 희생이 전제된 것이기에,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기쁨은 물론 고통과 슬픔까지도 같이 나누어 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사랑한다고 무작정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를 강요한다면,

   어찌어찌해서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영원히 나누어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내가 그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 사는 것이다.

   그 사람을 통해 세상을 함께 만들고 볼 수 있도록,

   일심동체가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내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으니 질투할 일도 원망할 일도 없다.

   마음이 멀어지는 것은 스스로의 욕망을 탐하기 때문이다.

   내 것, 네 것을 나누면서 사랑이 한결같이 변함없기를 바라는 것은,

   자신의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기심과 다를 바 없다.

   가만히 자신의 가슴을 들어다 보라.

   스스로 그 사람을 떠나서 아무런 아쉬움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지 느껴보라.

   마음속에 그 사람의 존재가 그림자처럼 드리우고 있다면,

   아직 사랑은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그 사랑을 의심한다면 그 아픔의 원인은 자신에 기인하는 것이다.

   밀어내려 해도, 끌어안으려 해도 항상 마음속에 존재하는 사람,

   내 몸에 난 상흔처럼 항상 돌봐주어야 하는 사람,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필요하면 항상 꺼내볼 수 있는 내 마음속에 사는 사람이 바로 사랑이다.

 

   사람은 결코 아름답거나 깨끗하지 않다.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어본 경험이 있거나,

   재래식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 몸에서 나 온 때와 화장실에서 배어나오는 구린내는 바로 나의 또 다른 자신이다. 

   따라서 내가 그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이 내가 되는 것이 참사랑이듯이 ,

   사랑은 내 몸의 때나 구린내처럼 항상 더러움과 같이 존재하는 것이기에,

   그 더러움 역시 사랑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항상 아름답고 기쁘고 행복한 것만 탐하면,

   누가 사랑의 대상이 되었어도  서로의 가슴에 존재하는 사랑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작은 다툼은 있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이라 하여 다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이러한 다툼을,

   화가 나고 답답하더라도 밖으로 끌고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괜시리 혼란만 부추길뿐이지 결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랑의 다툼은 대부분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의 차이에서 발생하기 쉬우므로, 시간을 가지고  서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백번 옳다.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욕망을 앞세우려고 하니까 탈이 나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처음 사랑을 고백하던 그 때를 기억하라.

   그 때의 마음과 장소는 달라졌어도,

   그 사람의 그림자는 떠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현실이 주는 암담함은 항상 자신의 마음과 맞물려 생기는 것이지, 사랑이 변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의 문제를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랑은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요,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