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小愚)
2008. 1. 28. 09:32
기적 소리가 레일 따라 여행을 떠나는 월호평에는
낱알을 헤아리는 철새의 날개짓이 피곤한 삶이 되고.
지평선이 기데어 선 상록의 소나무 위로
흑갈색의 신갈나무의 앙상한 가지가
화백의 손길에 따라 휙휙 힘차게 솟구치는 곳.
소금을 널어놓은 듯한 바닷가를 따라
하늘과 경계짓는 듯한 먹장구름 위로
어린시절 초가지붕 굴뚝의 연기처럼 뭉개구름이 되어지는 바닷가.
산자락을 가르며 떠나가는 일몰에
선명한 여백이 되어지는 내고향 대관령이여!
바다와 땅은 서로 제 멋을 자랑하지만
어머니의 품이 되어 준 하늘은 그저 빙그레 바라볼 뿐.
삶이 더해지는 세월의 길목에서
늘 스치며 지나가는 일상이 되어준 산야여!
나의 메마른 가슴에 언제나 단비를 뿌려주소서.